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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평생학습대상 개인 단체사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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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90회 작성일 09-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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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평생학습대상 개인·단체상 시상식 [중앙일보]

교과부 주최, 중앙일보 공동주관

나이와 지역, 장애를 극복하고 배움에 힘써 온 학습자들을 발굴해 시상하는 ‘제6회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시상식을 열고 류경열(56·개인학습자 부문)씨 등 6명(기관 포함)에게 대상을, 김관수(53)·김여화(55)씨 등 12명에게 우수상을 수여했다.

평생학습대상은 교과부가 주최하고, 중앙일보·평생교육진흥원·한국교육방송공사·한국직업능력개발원·한국교육학회·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가 공동 주관했다. 행사에는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 원장, 곽덕훈 EBS 사장,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곽병선 한국교육학회 회장, 최운실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 회장, 허남진 중앙일보 논설주간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정현목 기자

개인 부문 대상 류경열씨

신문배달부, 자동차 정비공, 공업사 전무, 전통무용 교수, 위문공연 봉사자….

17일 평생학습 개인 부문 대상을 받은 류경열(56·울산시 북구 신천동·사진)씨의 경력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류씨는 현재 울산대와 동국대(경주캠퍼스)에서 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원래 25년간 울산의 자동차 공업사에서 일했다. 40대 후반 공업사를 그만두고 제2 인생으로 춤을 선택했다.

자동차 정비공 시절 사물놀이패에 다니는 노인을 보고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건 전통과 예술이 연결된 분야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후 동국대에서 춤을 배웠다. 최근엔 경주박물관을 다니며 김유신 장군 묘 둘레석에 새겨진 춤 동작을 연구할 정도로 춤에 푹 빠졌다. 다양한 이력을 가진 류씨가 가장 좋아하는 직업은 영원히 배우는 ‘학생’이다.

류씨는 ‘사람 둘이 만나면 그중 하나는 선생이고 하나는 학생’이라는 신조를 갖고 있다. “생계를 위해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했지만 참 재미 있었어요. 배추장수부터 시작해 판·검사까지 차를 고치러 오는 각계 각층의 인물을 만나 대화하며 제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찾았죠.”

그는 “춤으로 노인 우울증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다”며 “제 자신이 초등학교 때 신문배달을 하다 자전거사고를 당해 무릎 관절이 망가졌는데 춤을 배우면서 씻은 듯이 나았다”고 말했다.

류씨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에 바로 진학하지 못했다. 삼남매 중 막내였던 그는 장남인 형에게 교육기회를 양보한 탓에 농사를 도와야 했다. 또래보다 3년 늦게 장학금을 받고 중학교에 입학했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배움에 대한 갈증은 누구보다 컸다. 그는 야학을 비롯해 모두 13개의 학교와 6개의 학원을 다녔다.

분야도 자동차정비, 경영학, 장구, 무용, 판소리, 대금, 무예, 상담, 문화재, 유학 등 10여 가지나 된다. 그는 부산기계공업고,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후 석사 학위 3개(동국대 음악학·심리상담학, 울산대 경영학)를 따고 박사과정(울산대 체육학)까지 수료했다. 중학교 졸업장도 없을 뻔했던 그가 ‘가장 가방끈이 긴 자식’이 된 것이다.

류씨는 최근 배움의 기쁨 차원을 벗어나 가르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울산북구문화아카데미 등에서 봉사로 춤을 가르쳤던 노인들이 여러 대회에서 상을 타오고 있다. 지난달 초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10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국제노인문화예술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어르신들로부터 감사 전화를 받기도 했다.

류씨는 “배움을 즐기는 단계가 되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늙는 것도 잊게 된다”며 “공부를 어렵다 생각하지 말고 도처에서 배우는 자세로 임하길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진 기자



청각장애인 공부 모임 만들어 봉사활동도
학습동아리 부문 대상 ‘단미네’


평생학습대상 학습동아리 부문 대상을 받은 ‘단미네’ 회원들. 여성청각장애인 20명으로 구성된 동아리는 종이접기·공예 등 다양한 학습활동을 하면서 독거·치매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김형수 기자]

대구시 달서구에 사는 윤상희(50)씨는 3살 때 청력을 잃었다. 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 살아난 이후부터 귀가 들리지 않았다. 윤씨에게 세상은 항상 두렵고 답답하게 다가왔다. 그는 27년 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남매를 길러냈다. 하지만 가정을 벗어난 외부와는 여전히 단절돼 있었다. 사람들과 만나면 자주 실수를 하고 쉽게 상처를 받았다. 당연히 외출도 꺼렸다.

그런 윤씨가 6년 전 우연히 ‘단미네’라는 모임을 알고 난 뒤부터 삶의 활력을 얻게 됐다. 단미네는 2003년 대구시 달서구 본동종합사회복지관이 여성 청각장애인들을 모아 만든 학습 소모임이다. 단미네란 ‘아름다운 여성’이란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윤씨는 ‘단미네’에서 수화·종이 접기·요가·도자기·서예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덕분에 그동안 그녀를 짓누르던 무기력감을 떨쳐낼 수 있게 됐다. 윤씨는 “예전엔 우울증 때문에 항상 어두운 표정으로 사람들을 피했는데 이제는 단미네 덕분에 인간관계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학습 소모임으로 시작한 단미네는 2004년부터 자원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스스로가 몸이 불편한 청각장애인이지만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독거노인, 치매노인, 지체 장애인들을 찾아 돌봐주기 시작한 것이다. 변정선 본동종합사회복지관 가족복지팀장은 “장애 여성들은 대부분 장애로 인한 사회적 편견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란 이중고를 겪으며 살아간다”며 “단미네의 자원봉사를 통해 장애인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치와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고 말했다.

단미네는 17일 제6회 평생학습대상 학습동아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평생학습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2003년 윤씨 등 10명의 청각여성장애인이 모여 시작한 단미네는 현재 회원이 20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단미네를 통해 세상의 소리를 듣고 있다. 이웃들이 자신들의 선행에 고마워하고 공감하는 소리다.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세상을 향해 닫혀 있던 내면의 청각을 되살린 것이다. 단미네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씨는 “단미네를 통해 있는 자와 없는 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찬 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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