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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택 교수님 좌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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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61회 작성일 12-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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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범죄에 대한 개념 부족해 죄의식 없어…예방교육 절실
가출청소년 위한 쉼터·1388청소년상담지원단·희망프로젝트 확대를
학교폭력 가해자도 알고보면 피해자…인성교육에 더 시간 할애해야
무분별 충동적 소비문화, 사회 사치풍조 일소하지 않고 치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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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일보는 지난 14일 편집국장실에서 광주·전남지역 청소년 문제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갖고 청소년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신광호 기자 sgh@namdonews.com

<42.에필로그>남도일보는 올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벼랑끝에 내몰린 우리의 미래 주역들’이라는 테마로 연중 기획시리즈를 연재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장 급등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특성부터 또래관계, 이성고민, 학업스트레스와 학교부적응, 불안장애·우울증 등 정신질환, 유명 브랜드를 열망하는 소비문화 실태까지 41차례에 걸쳐 각종 청소년문제를 다뤘다.

특히 초등학생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는 음주·흡연 실태와 인터넷중독, 학교폭력, 가출, 성폭력 등 청소년비행의 실태와 원인을 취재하고 전문가들을 통해 대안을 제시했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은 “문제 학생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대화하며 설득과 칭찬으로 지도해야 한다”며 “아무리 문제가 많은 아이라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마음의 문을 열고 변화하기 시작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은 아직 때 묻지 않은 맑고 순수한 영혼이 숨 쉬고 있다. 그래서 비록 현재의 모습은 암울해도 밝고 찬란한 내일의 희망이 있다.

기획물을 마무리하며 지난 14일 학계와 교육청, 행정기관, 경찰 등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와 대안을 고민해보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최연주 광주광역시 여성청소년가족정책관, 백현옥 송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장, 임형택 광주대학교 청소년상담학과 교수, 이길훈 전남도교육청 학생생활지원과 장학사, 김남희 광주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을 초청해 청소년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경태 남도일보 지역사회부장=바쁘신 가운데도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할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광주·전남지역 청소년 육성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입니까?

▶임형택 교수=먼저 청소년들이 학교교육에서 쉽게 체득하지 못하는 직업과 진로의 목표를 자신의 능력과 특성에 맞게 선택하도록 청소년시설과 지역사회자원을 적극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을 적극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서울의 ‘하자 센터’처럼 광주지역에도 청소년들 스스로 참여해 자신의 미래와 직업을 체험하고 설계하는 기관을 설립하거나, 최소한 전국 최초로 설립된 ‘광주 학교밖 청소년지원센터’에 대한 예산 증액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아울러 청소년 예체능 활동을 장려하고, 인권 보장 차원에서 여가와 휴식을 최대한 강화하는 노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힘과 지혜가 필요한 것’처럼 이미 연초 시작된 ‘학교사랑지역협의회’의 활동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학부모의 자발적인 참여와 시청·교육청·경찰청 등 유관기관의 협력체계 속에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차제에 모든 이해관계와 입장을 넘어 청소년들이 행복해야 행복한 세상이 구현된다는 철학을 담은 청소년 광주정신과 육성책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해야 합니다. 책임있는 모든 분들과 청소년 대표들이 참여하는 ‘청소년 행복 원탁회의’를 개최할 것을 다시 한번 제안합니다.

▶김 부장=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벌써 전과를 10여 차례나 기록한 사람도 있어 앞날을 걱정스럽게 합니다.

청소년 범죄가 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대책들이 뒤따라야 할까요?
▶김남희 계장=청소년 범죄가 늘고 있는 원인은 가정의 보호체계가 약화돼 가고, 여기에 인터넷.스마트폰 보급 활성화로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쉽게 노출돼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에따라 가족간의 유대강화와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 건전한 놀이문화 공간 조성 등이 필요합니다.

▶김 부장=범죄 유형도 갈수록 흉포화 되고 있습니다. 조폭 뺨칠 정도로 잔인하고 악랄하기까지 합니다. 일선 현장에서 경찰이 느끼는 이들의 상태는 어느 정도며 올바른 선도를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에서 어떠한 교육이 필요할까요.

▶김 계장=청소년 사건을 조사하다 보면 요즘 아이들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장난을 치는 등 범죄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죄의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갈수록 대담해지며 재범도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죄가 되는 줄도 모르고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개념교육과 예방교육이 절실합니다. 또한 가정에서도 자녀들을 방치상태에 두지 말고 항상 고민을 들어주는 등 사랑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김 부장=가출문제도 심각합니다. 과거와 달리 가정에 문제가 없는 아이들의 가출도 늘고 있습니다. 지자체에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 등 보호시설을 운영하지만 숫자가 부족하고 단순 보호에 그치고 있어 올바른 선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시설 확대와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 시 차원에서 추진한 계획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최연주 정책관=청소년은 우리 미래사회를 창조하고 이끄는 세대입니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게 사회 학업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합니다. 그러나 빈부의 격차, 경쟁의 심화, 향락산업의 발달, 청년실업 불안 등으로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하는 청소년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출청소년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있고 정신적으로 자주적인 가치관을 갖고 생활하기는 어려운 실정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적극적이고 실효성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출청소년은 막상 집이나 학교를 나오면 갈 곳이 없습니다. 이들이 우선 숙식을 해결하고 상담을 받고 더 나아가 가정과 학교에 복귀할 안식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시에서는 가출청소년이 쉽게 숙식을 제공받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시 청소년상담소 안에 위기청소년 ‘긴급구조 일시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 10월말 현재 174명의 청소년이 이곳을 이용했습니다.

이 외에도 하루 동안 상담, 숙식 등을 받을 수 있는 ‘청소년 일시쉼터’, 3개월간 거주하면서 문제상담, 숙식 등이 가능한 ‘남녀 단기쉼터' 2개소, 그리고 6개월간 거주 숙식 가능한 '중장기 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선 가출청소년은 이러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출청소년 및 취약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의사, 변호사, 교사 등 전문가가 후견인이 되어 지원되는 '1388청소년상담지원단' 운영, 자기의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청소년희망프로젝트, 청소년 농촌체험활동 지역사회모델 운영, 자립준비와 동기강화를 위한 청소년드두름 존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 부장=최근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됐습니다. 지난 8월까지 전국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이 6천700여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 학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교과부와 경찰 등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 같지만 여전히 올해도 발생건수가 늘었습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출석 정지, 강제 전학, 처벌내용의 생활기록부 기록 등 방안은 사후처리의 한 방법일 뿐, 근본적인 해결 방안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은 원인은 무엇이고 학교와 가정, 사회적으로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이길훈 장학사=우선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사랑받는 아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면 세상의 힘든 일을 이겨낼 자질이 길러집니다. 이것은 가해청소년, 피해청소년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가해청소년도 알고 보면 가정과 사회의 피해자이고, 피해를 공격성으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교와 사회에서는 너무 경쟁위주의 교육으로 내몰지 말고, 인성교육과 집단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전국 최초로 연합학생생활지원단이라는 특색사업과 연극·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학교폭력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 부장=최근 여러가지 이유로 학교를 중퇴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개인 특성에 따라 진로를 바꾸는 사람도 있고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 이유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대안학교로 가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아 아예 학업을 손놓고 있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현재 전남도내 학업중단 학생 현황과 이들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최연주 정책관=우리지역에서 학업중단 학생은 연평균 2천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316명, 중학생 484명, 고등학생 1천200명 정도입니다.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중단 원인을 보면 친구들과 학교생활 부적응, 가정사정 어려움, 개인적 질병, 검정고시, 유학 및 이민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 시에서는 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관리하기 위해 올 7월 16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의 보호와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학교 밖의 또 다른 교육에 참여토록 하여 향후 진로를 선택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학교밖 청소년과 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대안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징검다리 배움터를 설치해 학교복귀나 대안학교에 갈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 센터 위치는 시 청소년문화의 집에 있고 교육청, 경찰청, 청소년 유관 단체 등과 긴밀한 협조와 공조체제를 유지해 학교 밖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 부장=요즘 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가방이나 옷, 신발 등을 보면 해외 유명 브랜드 일색입니다. 휴대폰, 액세서리 등도 값비싼 최고급 제품들이 많습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의 신분으로 부모로부터 타낸 돈으로 이와 같은 소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걱정됩니다.

올바른 소비문화를 위해 일선학교와 가정에서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요?
▶백현옥 교수=오늘날 청소년들의 소비문화는 감각적이고 충동적이라 특징지어 말합니다.
청소년들이 또래집단이나 대중스타와 같은 준거집단에 동조했을 때 이러한 비합리적 소비행태를 보이는 경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 청소년의 무분별한 과소비는 어른들의 자기 과시적인 소비행태를 그대로 추종하는 일종의 모방심리의 하나로 볼 수 있고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깔려 있는 이런 사치풍조를 일소하지 않고서는 치유가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무분별한 사치와 과소비는 사회 구성원간에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사회악입니다. 21세기를 이끌어갈 우리 청소년에게 효율적 소비 패턴을 가르치는 일은 다가올 신경제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가정에서는 용돈을 필요할 때마다 주는 것보다 주기적으로 정해 놓고 주고, 액수 결정도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적절한 용돈관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계획성 있는 용돈지급이 이뤄지지 않을수록, 어머니의 과소비 정도가 높을수록 자녀들의 용돈관리 능력은 떨어지고 올바른 소비행태 형성도 어렵습니다. 자녀에게 무조건 절약을 강요하기보다는 가정의 경제상황을 알려주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낭비하지 않게 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김 부장=요즘 가정마다 자녀들이 한 둘에 그치면서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부모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따끔하게 야단치지 않고 모든 뜻을 받아주며 자녀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러한 세태가 심각한 청소년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과 자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임 교수=부모의 역할과 자세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청소년 문제행동의 기저에는 가정이 붕괴되어 돌봄과 지지의 기능이 이뤄지지 못하는 데에 있습니다. 경제 위기로 인해 많은 가정이 해체됨으로써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이 더 아파하고 억울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이에 먼저 지역사회와 국가에서 최소한의 ‘교육복지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아울러 내 자식만 잘 되길 바랐던 우리의 이기심과 무지를 버리고, 지역의 모든 청소년을 소중한 우리의 자녀로 여기고 사랑을 담은 가슴으로 품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먼저 용기를 내어 청소년들에게 부모로서, 교육자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방관자였음을 인정하고, 때로는 돈과 명성, 권력을 위해 그들을 무시하고 억압했음을 고백했으면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내 자녀 중심 부모교육에서 공동체 정신에 기초한 부모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해 지역의 모든 청소년이 건강한 삶과 생활을 하도록 가정해체를 예방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정리/박선강 기자 p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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